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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젊은이가 돌아오는 안성 – 다섯 번째 이야기, 출산장려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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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젊은이가 돌아오는 안성 – 다섯 번째 이야기, 출산장려금
  • 안성투데이
  • 승인 2021.03.01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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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영 소장
김학영 소장

[편집자 주] ‘안성 청년’을 위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김학영 소장은 인사를 할 때마다 ‘대대로 죽산’이라는 말을 버릇처럼 이야기하는 안성사람으로 서울대학교에서 사회학을 전공하고 국회 보좌관, 경기도청 정책보좌관으로 오래 일하다가 경기지방정책연구소를 만들어 안성에 터잡고, 경기도 31개 시군과 우리 동네 안성에 필요한 정책을 만들려고 동분서주하고 있다.

소멸위험 안성시
하도 많이 들어서 더 언급하기도 뭣한 얘기인데, 우리 안성은 ‘소멸위험도시’라고 한다. 더 정확하게는 ‘소멸위험주의’ 단계에 있는 도시다. 어쨌든 안성은 지속적으로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 인구가 계속 줄어들어서, 이대로 간다면 30년 내에 안성의 여덟 개 면은 지도에서 아주 사라지게 된다. 최근 공도읍이나 안성3동에 세워진 새 아파트들 덕분에 전체적인 인구 감소세가 단기적으로 완화되었는데도, 청년층에서의 인구는 여전히 계속 감소하고 있다. 여기서 어리석은 의문이 하나 생긴다. 안성의 인구가 줄지 않게 하려면 청년층의 유출을 줄여야 할까, 아니면 태어나는 아이들을 늘려야 할까. 물론 둘 다 할 수 있으면 금상첨화인 이야기이겠지만 말이다.

출산장려금
안성시도 출산장려금이라는 것을 지급해왔다. 올해부터는 첫째는 100만 원, 둘째는 200만 원, 셋째 이상은 300만 원을 지급한다. 출산장려금을 지급하는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안성만이 아니다. 어찌 보면 도시소멸을 염려하고 있는 안성으로서는, 지금의 출산장려금 규모가 경기도 31개 시·군 가운데에서 파격적인 수준은 아니다. 여주나 연천은 1,000만 원, 양평과 가평은 2,000만 원씩 지급하고 있으니, 인구가 줄어드는 정도에 비례해 시·군의 다급한 마음이 장려금 규모로 나타나는 것 같아 씁쓸하다. 올 4월 서울시장 재선거에 나서는 어떤 후보는 결혼하고 출산을 하면 1억 1,70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덕분에 이 후보는 ‘허○○’씨에 빗대는 별명까지 얻었다. 

출산장려금이 출산을 늘릴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안성에 살고 있고 출산을 앞둔 사람들로서는 나쁠 것이 없겠지만, 떠나려는 청년들이 안성의 ‘저출산 정책’ 때문에 여기서 살기로 하고, 여기서 결혼도 하고, 여기서 아이를 낳을 가능성은 별로 없다. 안성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출산장려금과 같은 ‘저출산 대책’에 대한 청년들의 판단은 매우 냉소적이다. 최근의 언론보도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따르면, 2006년부터 2020년까지 15년간 무려 225조 3천억원의 예산이 직·간접적으로 투입됐다. 그런데도 2006년 1.07이었던 합계출산율은 2020년 0.84가 되었다. ‘그 돈을 쏟아붓고도 전혀 성과가 없냐’며 언론은 정부를 몰아세우고 있다. 안타깝게도 성과가 없다.

세계 1위의 저출산
2021년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아이를 적게 낳는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이다. 2020년 우리의 ‘합계출산율’은 0.84까지 내려갔다. ‘합계출산율’은 15~49세의 가임기 여성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수로서, 우리나라는 여성 한 사람이 평생 한 아이를 낳지도 않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리고 2020년부터 우리나라는 인구의 자연감소가 시작됐다. 그동안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이른바 ‘저출산 대책’을 마련하고 많은 예산을 쏟아부어 왔는데도 불구하고, ‘백약이 무효’가 되었다. 

돈으로 안되는 이유
요즘 청년들을 하도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부르는데, 그 가운데 ‘N포 세대’라는 호칭이 있다. 포기한 것이 너무 여러 개라서 ‘n개’를 포기한 세대라고 부른다. 청년들이 포기한 것은 무엇일까? 안성 청년들의 실태조사에서는 포기한 첫 번째가 ‘내 집 마련’이었다. 그다음은 ‘좋은 일자리’, 그리고 그다음은 ‘출산’, 그다음은 ‘문화생활’과 ‘결혼’ 순이었다. 우리나라가 2006년 이후 직·간접으로 200조가 넘는 예산을 출산을 장려하는 데에 들였지만, 결국 세계 1위의 저출산 국가가 되었다. 이렇게 돈으로 안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쓸 데 없는데 돈을 들여서 그럴까?

답은 간단하지만 오히려 어렵다
결혼도 하고, 아이를 낳아서 키울만하면 그렇게 할 것이다. 일자리와 소득, 내 집 마련, 양육과 교육, 이 모든 것들을 지금 청년이 감당할 만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다. 정부를 중심으로 ‘저출산 대책’을 계속 쏟아내고 있지만 단지 ‘출산’에만 초점을 맞춘 정책은 큰 효과가 없다. 결국 ‘저출산 대책’은 근본적으로는 ‘청년정책’이어야 한다. 그리고 ‘청년정책’은 결혼, 출산, 육아, 보육, 교육, 일자리, 주거, 의료, 복지에 이르기까지 사람의 생애 전체에 대한 문제들과 엮인 것이다. 안성은 출산장려금이나 육아지원 정책 같은 것을 없애야 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출산장려금과 같은 정책으로 청년이 유출되고 도시의 인구가 감소하는 이곳의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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