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안성투데이는 지역예술인들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일환으로 2021년 1월부터 (사)한국문인협회 안성지부의 도움을 받아 매월 한 편의 시, 수필을 전달합니다. 시민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남한산성(南漢山城)의
솔숲으로 난 산길을 걸어서 산꼭대기 수어장대까지 걸었다.
희랍인들이 말하는
신성한 샘의 기운인, 『님 페』의 신을 이곳에서 은밀히 보는 듯했다.
옛날부터 희랍의 아테네에서 목축하는 순결한 물기가
이 산의 솔에 눈(雪)으로 얹어서 더 신성하고 더 푸른 햇살과 함께 다가섰다.
어느 강가에 선 떡갈나무 가지를 덮던 운무(雲霧)가 어느새
그 순박한 샘물 기운을 이 산의 온 솔에 서리운 웅비함이 스몄다.
샘의 『님 페』,
바다의 『님 페』,
목장의 『님 페』,
숲의 『님 페』까지
모두 올라서 산의 『님 페』인 오레아데스로 속속들이 왕림해 하늘을 바라기하고 섰다.
칼리로네, 피레네, 데베의 딜케라까지 수액의 기운으로 흐르며 모인 모습!
우뚝 선 채 환생한 그들이 자유로이 결혼식 하는 새봄의 장관을 연출하다.
추위 떨치고 금방 온 봄날로 소(牛)들의 느림과 온순함도 서렸다.
뵈지 않는 물기, 청수(淸水)가 강에서 들로 산으로 온 신성한 자연현상이다.
단순한 자연이 아니고 거대하고 당당한 『님 페』,의 왕림으로 햇살까지 보탰다.
소크라테스가 아테네시 일레소스에서 『님 페』와 대화했다는 말이 들리는 듯.
생사(生死)를 나무 아래에서 의식하는 아테네 사람들이
신 제우스와 그 부인 헤라가 나무 아래서 한 해맑고 순수한 결혼 의식!
결국 목자(牧子)를 발광케 한, 산의 『님 페』, 오레아테스 왕림이 되었다.
그는 에코(반향:反響)에게 에코(연모:戀慕)의 비명(悲鳴)만 처절히 남겼다지만.
김임선 시인 프로필
김임선(金任善) 필명:아정(雅亭)
안성문인협회 이사, 한국문인협회 회원.
「문예시대」 수필등단(2002년), 월간 ‘『수필 문학』 추천(2005), 「한국미소문학」 시등단 (2005년). 국어교육학석사, 초등교사로 정년퇴직, 실버넷뉴스 기자.
저서: 『담이 없는 마음』, 『낙락(樂樂) 천국』, 『너무나 인간적인』, 『언제나 사람으로』 수상: 문예시대 작가상, 실버넷뉴스 기자우수상, 전쟁문학회 문학상, 경기도 문학 본상, 한국 미소 문학 대상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