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안성투데이는 지역예술인들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일환으로 2021년 1월부터 (사)한국문인협회 안성지부의 도움을 받아 매월 한 편의 시, 수필을 전달합니다. 시민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사랑을 끓이는 중
하 인근
민물과 짠물이 온몸으로 달궈내는
이곳은 사랑을 캐고 끊이는 곳
물들기 전에 해야 할 일
헤진 소매에 매달린 가난을 벗어야 한다
갯벌에 박힌 굴은 아이들 학비, 밥이고 결혼자금
쓰리고 아린 손으로 파내고 긁어낸다
속살 가득 담긴 고소한 맛
그때는 몰랐다
엄마의 몸이고 사랑이었다는 것을
바닷바람이 볼때기를 때리는 날
개펄 속 엄마를 캐고서야 알았다
굴속에 피는 맛은 엄마의 불꽃이었다는 것을
참나무 숯불 위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굴의 속살을 먹는다
엄마의 사랑을 먹는다
하인근 시인 프로필
한국 미소문학 시 부분 신인작품상 수상(2021년)
(사)한국문인협회 안성지부 사무차장
중앙대학교 평생교육원 시창작 과정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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