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안성투데이는 지역예술인들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일환으로 2021년 1월부터 (사)한국문인협회 안성지부의 도움을 받아 매월 한 편의 시, 수필을 전달합니다. 시민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새벽시장
김은희
아양지구에 새벽은 시장을 열었다
큰 솥에서 피어나는 연기가 거리에 흩어진다
엎어진 시금치 바가지와 두 동강이 난 고구마
목소리 큰 아주머니가 알리는 낙찰 소리
옹기종기 모여 앉은 과일 바구니들
그사이 웅크려 앉은 할머니
손끝에 치이는 배춧잎 두어 장을
주머니에 꽂아 넣으며 미소가 번진다.
어느새 손가락 사이사이로
검정비닐 봉투가 여러 개 쥐어져 있다
새벽은 빠르고 빠르다
재철 맛을 보느라고, 싱싱한 맛을 보느라고
그 거리의 길 끝에 다다라 아쉬운
커피 한 모금 홀짝홀짝 마신다
허멀건한 새벽이 아침을 열고 있다
같은 장소의 다른 사람들
빈 마음을 데워주는 시장이 평범하다.
김은희 시인 프로필
아람문학 시등단(2008년). 계간『한국미소문학』발행인 겸 주간, 한국시인협회 회원,한국문인협회 회원, 안성문인협회 지부장. 안성문화원장상 수상(2015년),
경기도 도지사 선행봉사상 수상(2020년), 경기문학 공로상 수상(2020년).
문화예술 공로상 안성시장상 수상(2022년), 문화예술분야 경기도지사상 수상(202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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