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이달의 시] 그리하여 새해에는 - 박청자

2022-12-31     안성투데이
박청자

[편집자주] 안성투데이는 지역예술인들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일환으로 2021년 1월부터 (사)한국문인협회 안성지부의 도움을 받아 매월 한 편의 시, 수필을 전달합니다. 시민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그리하여 

                          박청자

순수의 버선발로 오는 새해를 위하여
자리를 비워주는 등 굽은 섣달그믐
그의 퇴장을 뜨거운 눈짓으로 바라보십시오
바람 잦은 우리네 삶의 벌판에
가슴 뛰는 맑은 날만 있었겠습니까
바람찬 겨울강 얼음 위에 서듯 마음 조여 본적은
왜 하필 나에게냐구 발구르며 애탄 적은
대답 없는 이름을 부르듯 외로운 적 또 없었겠습니까
우레 같은 박수로 보내십시오
칠흑 같은 침묵으로 보내십시오
여러 밤의 눈물을 잊게 할
희망의 불씨 한 점 남겨두고 보내십시오
서설이 온 세상에 하얗게 내리도록
청빈의 마음만 남기고 보내십시오
그리하여 새해에는
촛불을 켜듯 떨리는 가슴으로 문을 여십시오
청빈의 마음으로 가난한 예배를 바치게 하십시오

 

박청자 시인 프로필

수필가
1942년 충남 면천 출생
1992년 문예사조 수필 등단
사)한국 편지가족 서울․경인지역 회장 역임
사)한국 편지가족 전국 총회 회장 역임
현)한국 편지가족 고문
사) 한국문인협회 안성지부장 역임
현)한국문인협회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