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이달의 시] 달빛에 눈물 마르다 - 박미숙

2022-09-29     홍승걸 기자
박미숙

[편집자주] 안성투데이는 지역예술인들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일환으로 2021년 1월부터 (사)한국문인협회 안성지부의 도움을 받아 매월 한 편의 시, 수필을 전달합니다. 시민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달빛에 눈물 마르다
               
               박미숙


적막한 연못
스산한 바람이 갈대숲을 깨우고
바람의 손짓에
잠시 광대가 되어버린 갈대
바람의 속삭임에
잎새들도 들판에 모여 노래를 하고
바람은 사라진다

굽어져 누운 갈댓잎
소금쟁이 녀석
밤새 홀연히 추켜세우다
지친 실눈 사이로
달빛 바라보며
별 하나 눈물 망울에 가득 채워
도르르 도르르
맥없이 떨구어
갈대의 목덜미를 휘감는다

바람의 기억을 잊지 못한 채
다시 적막해진 연못가
달빛 주름만 고요하다

박미숙 시인 프로필

(사)한국문인협회 안성지부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