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이달의 시] 고송숙 - 묵은지
2022-06-01 안성투데이
[편집자주] 안성투데이는 지역예술인들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한 일환으로 2021년 1월부터 (사)한국문인협회 안성지부의 도움을 받아 매월 한 편의 시, 수필을 전달합니다. 시민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묵은지
고송숙
누름돌에 짓눌려 신음하는 묵은지들
어둡고 밀봉된 항아리 속에서
하루하루 목마르게 기다렸다
피멍 든 가슴으로 햇빛 그리며
살그머니 하얀 골 가지를 헤쳤다
주름지고 찢어진 상처 자국 얼굴들
짜고 시큼한 눈물로 뒤엉켰다
겉절이가 숙성의 고개를 달리고 있다
큼직한 누름돌로 꾹꾹 다시 눌렀다
먼먼 훗날 배춧잎 곰삭고 나도 익었을 때
담백한 침묵을 깨며 만나고 싶다
노랗게 익은 추억을 한 잎 한 잎 맛봐야겠다
고송숙 시인 프로필
시인. 수필가. 안성 문인협회 회원
계간 시산맥 특별회원
한국 문인협회 회원
2017년 청암문학으로 등단
KBS 한민족 방송 특별상 수상
공저 13월의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