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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젊은이가 돌아오는 안성, 여섯 번째 이야기 - 청년신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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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젊은이가 돌아오는 안성, 여섯 번째 이야기 - 청년신도시
  • 안성투데이
  • 승인 2021.03.08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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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영 소장
김학영 소장

[편집자 주] ‘안성 청년’을 위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김학영 소장은 인사를 할 때마다 ‘대대로 죽산’이라는 말을 버릇처럼 이야기하는 안성사람으로 서울대학교에서 사회학을 전공하고 국회 보좌관, 경기도청 정책보좌관으로 오래 일하다가 경기지방정책연구소를 만들어 안성에 터잡고, 경기도 31개 시군과 우리 동네 안성에 필요한 정책을 만들려고 동분서주하고 있다.

「2040 안성시 도시기본계획」
안성시가 향후 3년 동안 ‘도시기본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라 한다. ‘2040년까지의 도시 발전방안’을 구상하고, ‘도시비전 공간전략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서 총 15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다. 그야말로 대대적인 장기발전계획을 수립하겠다는 이야기인데, 매우 기대가 된다. 그런데 기사를 더 읽으며 조금 염려가 생긴다. 지난해 용역이 끝난 「안성비전 2040 중장기 종합개발계획」 때문이다. 2억 원을 들인 「2040 중장기 종합개발계획」을 공간적으로 표현하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그것을 폐기하고 새로 만들겠다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용역사 선정 - 공청회 및 의회·주민 의견수렴 - 위원회 심의 - 승인’의 순으로 진행하는, 늘 해온 모습이 기대를 반감시킨다. 이 중요한 계획을 수립하는 일에 그 방법부터 바꿔보면 좋겠는데 말이다.

여기부터가 안성
기왕에 ‘도시기본계획’이라고 하는 전략적인 공간계획 이야기를 꺼냈으니, 오늘은 안성의 모습, 외관을 이야기해볼 참이다. 평택역에서 50번이나 70번을 타고서 안성으로 들어오다 보면, 안성 IC를 지나는 순간부터 잘 정돈된 도시의 모습이 갑자기 사라져버린다. 행정구역으로는 진사리부터가 안성이지만, 진사리는 평택시를 마주하고 있는 형세라서, 여기부터가 안성이구나 하고 깨닫게 되는 시점은 바로 경부고속도로 아래 지하터널을 나서면서부터다. 

목가적이지도 않은 모습
도청에서 근무하던 때 하루는 한 후배가 굳이 집까지 차로 데려다주겠다고 했다. 뭘 그리 수고를 하냐 했더니, 머리가 복잡해서 오랜만에 농촌 모습을 눈에 담아보고 싶다고 했다. 나는 그게 꼭 그렇지 않을 것이라 말하면서도 집까지 편하게 갈 생각에 기꺼이 ‘호의동승’을 하게 되었다. 안성 IC를 나서서 공도에 있는 아파트 입구에 필자를 내려준 후배의 얼굴에는 자기가 잘못 생각했었다는 표정이 감춰지지 않았다. 

돈 모으면 용이동으로 간다
안성과 경계를 맞대고 있는 평택 용이동, 소사벌은 누가 보더라도 잘 계획되어 조성된 ‘도시’의 모습이 보인다. 물론 안성사람에게는 이곳이 과거에는 안성 땅이었다는 아쉬움이 이어진다. 평택 용이동 바로 육교 건너에 사는 진사리를 비롯한 공도주민들은 거의 매일매일 두 지역의 차이를 눈으로 보고 냄새까지 맡으며 지낸다. 왜 냄새라고 하는지는 살아보면 안다. 그렇다고 평택 용이동과 비교할 때 건너편 안성지역이 더 목가적이고 정감 있는 농촌의 모습이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냥 정돈되지 못하고, 더 지저분하고 이도 저도 아닌 어정쩡한 모습일 뿐이다. 흔히 듣는 이야기지만, ‘주거비용이 보다 저렴한 공도에 살다가 돈이 모이면 바로 건너 평택으로 이사를 나간다’는 이야기가 허언으로 들리지 않는다.

청년은 도시적인 삶을 좋아 한다
반드시 도시적이고 현대적인 경관이 있어야 청년이 머무르기 좋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이 점을 짚고 넘어가야겠다. 필자가 매주 개인적으로 나름 소중한 시간을 들여가며 ‘연속기고’를 하는 것은 안성의 미래를 위해, 건강한 토론을 위한 잘 마른 장작 역할을 하고 싶기 때문이지만, 독자들 가운데에는 내용을 미리 예단하고 간혹 예단대로 글을 이해하는 분들이 있다. 그래서 오해하기 쉬운 대목은 꼭 언급하고 강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청년들은 대체로 도시적인 삶을 좋아한다. 하지만 도시재생이 성공적이어서 청년이 찾아오는 이름난 곳들을 살펴보면 꼭 ‘도시적’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예를 들어서 청년들로 북적이는 경복궁 서쪽의 ‘서촌’만 해도 현대적인 고층 아파트촌이 아니다. 

지나칠 때마다 아쉬운 ‘걷고 싶은 거리’
처음 공도에 와서 살기 시작하며 “아, 저기 가면 앞으로 단골이 될 곳이 있겠구나!” 하는 기대감이 들었던 곳이 있었다. 청년이 가장 많이 사는 공도인데, 여기 청년들도 처음엔 비슷한 기대감이 들지 않았을까. 바로 공도 시외버스터미널 건너편 골목길이다. 시외버스터미널이 위치한 곳이니 이곳을 관문으로 타지역으로 오가는 사람들이 많은 곳이고, 반대로 타지에서 이곳으로 오는 사람들이 반드시 지나게 되는 곳이 여기다. 나중에 보니 이전에 비슷한 생각을 한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이 길의 입구에는 낡은 조형물이 하나 서 있는데, 잘 알아보기 어렵지만 ‘걷고 싶은 거리’라는 글씨가 적혀있다. 그 아래의 그림은 더 알아보기 어려운데, 바로 ‘국수그릇’이다. 처음 이 골목을 보았을 때, 왠지 골목길에 나란히 새롭게 단장한 마카롱집, 원두 볶는 까페, 면 맛집들이 쭉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이 들었다.

성공하기 쉬운 곳의 성공을 그 배후지까지
도시기본계획을 수립해서 안성의 공간전략을 마련하겠다고 하니 하는 이야기다. 얼마 전 안성시 청년위원회의 청년위원인 한 청년이 의미 있는 기사 하나를 공유했다. KBS의 뉴스 보도였다. “청년창업과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시작된 청년몰 사업이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전국에 들어선 청년몰의 절반이 폐업을 했는데요.”라며 안타까운 소식을 전했다. 청년몰이 들어온 전국의 전통시장 청년몰 대부분은 거기에서도 후미진 곳이라 유동인구가 적거나 그나마 노년층이 주로 이용하는 곳인데, 사업 경험이 적은 청년들이 청년의 아이템을 갖고 그곳에 들어와서 성공하기는 어렵다. 반대로 서울의 북촌이 서촌을, 이태원이 경리단길을 이끌어냈던 것처럼, 더 성공하기 쉬운 곳의 성공이 그 배후까지 확대되기가 보다 쉽다. 

청년을 위한 미니 신도시
안성도 청년들이 머무르기 좋은 곳에 청년들을 위한 청년 시범도시를 만들면 어떨까. 대덕면 내리는 ‘대학마을’이라고 부른다. 사실 한경대 주변이, 중앙대 주변 내리가 그렇게 되었어야 했다. 안성에도 한경대, 중앙대, 동아방송대, 아양지구, 아니면 공도의 ‘걷고 싶은 길’이건, 수요자인 청년들이 주도하고, 청년의 요구를 반영하며, 눈높이에 맞춘 ‘청년 신도시’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청년들을 위한 원룸, 투룸, 아파트 등 공동주택을 저렴하지만 정돈된 환경, 혼자 다녀도 좋은 밝은 조명과 안전 등 주거 품질이 잘 갖춰진 주거시설로 조성하고, 청년들이 좋아하는 외관과 종목들로 구성된 적절한 상업지역과 지역 내 청년들을 위한 청년 지원시설과 청년공동체, 청년들이 가고자 하는 곳에 접근하기 좋은 교통체계 등을 갖춘 제대로 된 청년 신도시를 만들어서, 그냥 일반적인 시민들이 대상인 평택의 용이동과 ‘청년’을 두고서 안성이 한번 겨루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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