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1-03-02 17:35 (화)
(기고문) 젊은이가 돌아오는 안성 – 네 번째 이야기, 짬뽕
상태바
(기고문) 젊은이가 돌아오는 안성 – 네 번째 이야기, 짬뽕
  • 안성투데이
  • 승인 2021.02.22 10: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학영 소장
김학영 소장

[편집자 주] ‘안성 청년’을 위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김학영 소장은 인사를 할 때마다 ‘대대로 죽산’이라는 말을 버릇처럼 이야기하는 안성사람으로 서울대학교에서 사회학을 전공하고 국회 보좌관, 경기도청 정책보좌관으로 오래 일하다가 경기지방정책연구소를 만들어 안성에 터잡고, 경기도 31개 시군과 우리 동네 안성에 필요한 정책을 만들려고 동분서주하고 있다.

필자의 사무실은 중앙대학교 안성캠퍼스 내에 있다. 중앙대학교에서 사용하지 않고 있던 건물을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이 임차해서 안성과 평택의 기술창업 기업들을 대상으로 ‘벤처창업지원센터’를 운영하는데, 필자가 비록 문과 출신이기는 하지만, 어찌어찌 해조류에서 소재물질을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하게 되어서 이곳에 사무실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오랜만에 대학 캠퍼스를 찾는 사람들은 캠퍼스가 주는 분위기 때문에, 또 학창시절 기억 때문에 저절로 마음은 ‘청년’으로 돌아간다. 그 마음을 잘 아는 까닭에 필자의 사무실을 찾아온 분들과 내리의 식당가를 찾기도 하지만, 학교 내에 있는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대접(?)하는 때도 많다. 메뉴도 세 가지 가운데 하나를 고를 수 있고, 가격과 비해 나름 최선을 다한 음식 맛과 학창 시절의 기분까지 덤으로 얹어지니 그렇게 싫어하시는 분들은 지금껏 못 보았다.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학교에 학생들이 거의 없으니, 이 ‘가성비 갑’인 구내식당도 운영을 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아쉬움이 참 크다. 

이 캠퍼스가 한창 학생들로 북적거릴 때, 한 가지 궁금한 모습을 보게 되었다. 이 ‘가성비 갑’인 구내식당이 있지만, 학생들 가운데에는 학교 가운데에 있는 카페에서 컵밥을 사 먹거나, 구내 분식점에서 주먹밥을 사서 먹는 경우가 많았다. 한 끼 때우기에는 가격도 저렴하고 입맛에도 맞는다는 것이 학생들의 이야기였다. 물론 몸매관리 때문에 적게 먹으려 하나보다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점심을 사 먹을 비용을 부담스러워한다는 이야기를 함께 듣게 되었다. 

각종 수험생들로 가득한 서울 노량진에 가면 컵밥의 원조 격인 노점식당들이 길가에 줄지어 있다. 가격도 저렴하고 무엇보다도 영양도 괜찮을 간단한 메뉴들을 종이 용기에 담아서 판다. 주머니 사정도 어렵고 제대로 뭘 먹을 시간도 빠듯한 청년 수험생들에게는 이만한 정찬(正餐)이 없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한 편 생각해보면, 컵밥만큼 우리 청년들의 딱한 삶을 보여주는 것이 따로 없을지도 모른다. 

우리나라의 1인 가구 비율이 매우 높아져서 정부에서도 특별한 대책을 내어놓고 있다. 우리 안성시도 1인 가구가 많은데, 안성시의 경우 노년 인구에서의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청년층에서의 1인 가구가 많고, 특히 남자 청년들의 1인 가구 비중이 높은 것이 눈에 띈다. 안성시의 1인 가구는 주로 경제활동인구에 집중되어 있고, 노년층에서는 주로 여성 1인 가구가 압도적인 것과 반대로 경제활동인구, 특히 25~49세 구간에서는 ‘남자/여성’의 비율이 204~279%로서 남자 1인 가구들이 여성 1인 가구의 두 배가 넘는다. 이런 경향은 전국 평균보다 경기도가, 또 경기도보다 안성시에서 더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혼자 지내면 뭘 제대로 먹고 다니기가 곤란할 것이다. 안성에서 혼자 지내는 청년들은 먹는 것이라도 잘 챙겨 먹고 있을까? 학생들에 비해서 일자리 때문에 와 있는 청년들은 좀 나을까? 구내식당도 있고, 동료들과 함께 먹어서 지갑 얇은 학생들보다는 좀 나았으면 좋겠다. 일반적으로는 청년의 ‘주거문제’가 무엇보다 심각하다고 여긴다.

그래서인지 안성은 구 안성병원 자리에 ‘청년 행복 주택’ 300호를 짓기로 했단다. 그런데 이번 ‘안성시 청년정책 기본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청년실태조사에서는 청년들이 가장 부담스럽게 느끼는 지출은 단연 ‘식비’라는 결과가 나왔다. 두 번째로 많은 응답자가 나온 ‘주거비’는 ‘식비’가 부담스럽다는 응답자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주거환경이나 주거의 질을 배제하고 생각해보면 안성의 ‘주거비용’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에 속한다. 그런 안성의 청년들이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것은 바로 ‘먹는 것’이었다. 

우리가 즐겨 먹는 중식(中食)은 단연 ‘짜장면’과 ‘짬뽕’이다. 이 가운데 ‘짬뽕’의 기원을 살펴보면, 한국, 일본, 중국의 근대사를 함께 만나게 된다. 가장 유력한 짬뽕의 기원설은, 일본의 나가사키 지역에 살던 중국인들이 만들어 낸 음식이 화교들을 통해서 우리나라에 전래하였다는 설이 유력하다.

‘나가사키 짬뽕’, 나가사키 지역에서 중식당을 운영하던 중국인들이 나가사키에서 어렵게 유학하던 중국 청년들을 위해서 저렴하면서도 영양이 많은 음식으로 처음 만들어서 먹인 것이 그 기원이라는 이야기다. 아침 일찍 등교하는 중국인 청년들에게 어른들이 ‘짬뽕’이라고 소리치면, ‘밥은 먹었니?’ 정도의 의미였다고 한다. 먹는 것이 곤란한 우리 안성의 청년들을 위해서 ‘경기지역화폐’로 지급하는 ‘청년식비지원’을 검토해보면 어떨까? 아니면 우리도 저렴하고, 양 적당하고, 영양이 균형 잡힌 ‘안성맞춤 청년 메뉴’라도 마련해서 청년들에게 따뜻한 밥이라도 정성껏 먹이면 어떨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경기도 재난지원금 2월 1일 부터 지급 신청방법은?
  • 경기도농민단체협의회, 축산농가 파괴 일삼는 김현수 장관 파면 기자회견 가져
  • 유원형 부의장, 안성시 더 이상 뒷짐지면 쇠퇴한다!
  • (속보) 선거법위반 이규민 국회의원, 1심서 무죄
  • 김보라 안성시장 전국최초로 안성시 시민활동 통합지원단 출범시켜
  • 안성시, 2021년 표준지공시지가 7.66% 상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