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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아베 총리가 고마운 이유 - 일본 무역 보복 조치 1년을 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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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아베 총리가 고마운 이유 - 일본 무역 보복 조치 1년을 돌아본다.
  • 안성투데이
  • 승인 2020.07.13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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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군 교수
윤종군 교수

꼭 1년이 흘렀다. 지난 해 7월 일본 아베 정권은 반도체·디스플레이 관련 주요 3개 품목(폴리이미드, 레지스트, 에칭가스)에 대하여 기존의 포괄수출허가제를 개별수출허가로 전환하는 무역 보복 조치를 취했다. 일본은 ‘안보상의 이유’를 댔지만, 2018년 10월,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일본 전범기업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한국 대법원의 원고 승소 판결에 대한 보복임이 자명했다.

이후 일부 야당과 보수언론은 마치 한국경제가 하루 아침에 망할 것처럼 위기를 조장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삼성, SK 등 반도체 기업을 취재하며 이제 반도체 산업이 끝장난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다. 심지어 저자세 외교를 통해서라도 일본의 무역 보복 조치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었다. 과연 지난 1년,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 대한민국 경제에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정부 발표에 따르면, 우리는 불과 1년 만에 일본에 의존하던 ‘불화수소가스’와 ‘불화폴리이미드’의 국산화에 성공했고, ‘불산액’을 두 배 이상 생산하게 됐다. 이를 통해 불화수소 등 일본 수출규제 3대 품목의 공급이 안정화 됐고, 무려 80대 품목의 대일 의존도가 감소 되었다. 또한 이 외 여러 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도 국산화 열풍이 불고 있다. 반면 일본은 일본 관광산업을 떠받쳐왔던 한국민의 일본 관광이 거의 중단되다시피 하면서 관광산업에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

우리 국민의 ‘NO 아베, 일제 불매운동’의 열기는 아직도 시들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유수의 세계적인 금융평가 기관, 언론들이 한일 무역분쟁에서 한국이 일방적으로 승리했다는 평가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무역 보복 조치 1년을 자성하며 돌아보는 언론을 찾아보기 힘들다. 한국기업과 노동자, 정부가 일군 지난 1년의 성과를 평가하는 기획기사조차 없는 실정이다. 성과에 대한 인색한 평가는 야당도 마찬가지이다. 정작 우리가 일군 성과가 우리 안에서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현실이 개탄스러울 따름이다.

얼마 전 정부는 일본의 무역 보복조치 1년을 맞아 ‘소재·부품·장비 2.0전략’을 발표했다. 지금까지의 대응은 일본의 조치에 맞서 국내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소극적 방어전략’ 이었다면 앞으로는 ‘공격적 확장전략’으로 맞서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았다.

아울러 ‘글로벌 소재·부품·장비산업 강국’이 되겠다는 목표 아래 일본을 대상으로 했던 핵심 관리 품목 100개를 전 세계로 확대해 338개로 대폭 늘리고, ‘소부장 으뜸 기업’ 100개를 선정해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또한 향후 5년간 1조5000억원의 재정을 투입해 국내로 유턴하는 소재·부품·장비 기업을 키우겠다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런 정부의 공격적 정책 전환의 밑바탕에는 ‘하니까 되더라’, ‘우리가 힘을 모으면 충분히 일본을 넘어설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이 있었다. 실제로 일본의 무역보복 초기에 ‘과연 우리가 일본을 이길 수 있을까?’하는 패배주의가 만연했다. 그러나 우리는 결과적으로 단 한 건의 생산 차질 없이 위기를 극복했다. 정부의 선제적인 대응, 국민의 애국심, 기업과 연구자들의 노력, 대기업 중소기업의 협력 강화가 만들어낸 빛나는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그동안 국내 중소기업 제품은 쳐다보지도 않았던 삼성, SK가 국내 중소기업과의 전략적인 협력을 통해 중요 부품소재를 국산화하고 제품을 납품받고 있다. 

이번 일본과의 무역분쟁 1년이 대한민국 경제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동안 우리는 세계 2위 경제대국 이라는 위압에 눌려 일본을 넘어설 수 없는 존재로 인식해 왔다. 일본 자본이 떠나면 대한민국 경제가 무너질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었다. 문재인 정부의 명분있고 정당한 대응에 박수를 보내면서도 한편으로 불안함이 있었던 이유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일본은 더 이상 대한민국에게 ‘넘을 수 없는 벽’이 아니다. 우리의 역량을 효과적으로 결집하면 충분이 극복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런 자신감 확보가 이번 무역분쟁의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우리에게 이런 자신감을 불어넣어 준 사람이 다름 아닌 아베다. 역설적이게도 아베의 세계 분업 경제체계를 무시한 감정적이고, 무모하며, 오만한 도발이 우리의 잠재력을 확인하게 해주었다. 대한민국을 세계 속에 우뚝 세우게 했다. 아베가 고마운 이유다. 여기서 멈추지 말고 더 나가야 한다.

더 이상 일본이 한국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상수가 되지 않는 시대를 열어야 한다. 명분있는 정책을 결정하는 투명한 정부, 민간의 혁신연구 역량 강화, 대중소기업의 연대와 협력, 우리 국민들의 애국심이면 충분히 할 수 있다. 어쨌든 ‘우리도 몰랐던 우리의 역량’을 알게 해준 아베, 고맙다. 앞으로 더욱 커질 대한민국의 경제역량을 똑똑히 지켜보기 바란다.

                                                                                                        윤종군 
                                                                                                        청와대 행정관(전)
                                                                                                        동아방송예술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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