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9 17:49 (금)
(기고문) 수용하는 생활
상태바
(기고문) 수용하는 생활
  • 안성투데이
  • 승인 2022.09.01 07: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상원 교수
서상원 교수

우리는 수용이라는 말을 평소에 자주 쓰곤 한다. 이 말이 얼마나 중요한 말인지 나이가 들고 나서야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는 평소에 많은 노여움을 스스로 키우면서 살고 있다. 운전 중 깜빡이도 없이 칼치기하는 몰염치한 운전자들을 욕하고, 윗층에서 쿵쿵거리는 소리에 열 받고 상대방의 의미없는 말 한마디에 속상해한다. 그런데 나를 괴롭히는 상대방은 그 노여움을 전혀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 스스로가 나의 입장에서만 생각하고 화를 만들어 고통스러워한다.

물론 분명히 상대방이 잘못한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를 회피하고 나하고 상관없는 일로 치부해버리면 나의 마음속에서 노여움은 사라진다. 상대방을 교정해서 얻는 이익보다 나의 마음을 평안하게 만드는 것이 훨씬 큰 이득이다. 하지만 이러한 삶의 진리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라도 실천해 옮기기가 쉬운 일은 아니다. 

젊었을 때 저자도 노여움을 스스로 키우면서 무척 강하게 표시하며 살았다. 나이가 들어서야 상대방의 입장에서 보면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그런 것들을 보면 나이 드는 일이 나쁜 것만은 아닌 것 같다. 마음을 편안하고 수용할 수 있게 해주니 얼마나 고요하고 평화로운 일인가.

우리는 한평생을 살면서 참 많은 일들을 겪는다. 좋은 일보다는 나쁜 일이 더 많이 찾아온다. 대부분 그때그때 참고 견뎌내지만, 그 어려움을 이겨내지 못해 때론 좌절로 생을 달리하는 경우도 종종 본다. 그렇게 생을 마감하는 삶에 대해 바보같은 친구라고 무조건 비난을 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 보지 않고서는 그 마음을 결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수용하는 생활자세를 인생 전체에 적용해 사는 삶이야말로 진정 가치있는 삶이다.

처한 상황을 받아들이게 되면 아무리 죽을 만큼 힘들어도 고통은 반으로 줄어들고 나름대로의 해결책이 안 나와도 적응해 가게 된다. 다쳐서 상처가 났을 때 그 순간은 무척 아프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몸도 물리적으로 적응해가는 것을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그처럼 어려운 난관이 닥치면 초기에는 죽을 듯이 힘들어 생을 포기할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고통을 받아들이면 어떤 형태로든 결론에 도달하게 됨을 우리는 알고 있다. 쉬운 일이 아니지만 병마와 싸우는 환우들이 아마 그렇게 견디어 나가고 있을 것이라고 짐작이 간다.

수용은 남을 위한 것이 아니라 바로 자신을 위한 행위라는 것을 이해하면 지금보다 훨씬 더 행복해질 수 있다.

-한경대 서상원 교수-

고려대 행정학박사(국내정치전공)
교양학부 철학강의
기업체 및 기관단체 인문학 출강중
<소박한 삶과 행복> 출간예정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안성시 2단계 무상교통 지원 사업” 업무협약 체결
  • 한경국립대학교 의과대 신설 이젠 정치가 아닌 시민이 함께 합시다!
  • 이기영 전 무소속 국회의원 후보, 김학용 후보 지지선언 및 국민의힘 입당
  • 윤종군 후보, 12년만의 재도전 끝에 안성시 국회의원 당선
  • 2024년 안성맞춤 마을공동체 신장리 마을 꽃밭 가꾸기 성료
  • 윤종군 후보 선대위, 후보자 비방한 7명 경기도당 명의 고발 예정이라고 밝혀